독자를 미치게 만드는 웹툰의 '감정 이어달리기' 전략
방금 전까지 주인공이랑 같이 울고 있었는데, 갑자기 빌런이 나타나서 혈압 오르신 적 있죠?
웹툰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 드신 적 없나요?
슬퍼할 틈도 안 주고 바로 화나게 만드는 웹툰들.
요즘 감정을 추스를 틈도 없이 다음 사건이 터지는 웹툰들이 즐비한데, 왜 우리는 욕하면서도 결제를 멈출 수 없을까요?
보통의 서사가 '사건 발생 → 감정 해소 → 다음 사건'의 단계를 거친다면, 최근 인기 있는 웹툰들은 감정이 채 식기도 전에 다음 감정을 쏟아붓는 방식을 선택합니다.
오늘은 독자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이 '감정 이어달리기'의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.
1. 슬픔이 채 가시기 전 투입되는 '분노'
가장 전형적이면서도 강력한 전개입니다. 주인공이 소중한 것을 잃고 독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 그 찰나, 독자의 슬픔을 위로하는 대신 '그 슬픔의 원인 제공자'를 등장시킵니다.

- 효과: 슬픔이라는 정적인 감정이 분노라는 동적인 에너지로 즉각 전환됩니다.
- 독자의 반응: "울고 있을 때가 아니야, 얘(악역)부터 처리해야 해!"라는 생각에 다음 화를 안 볼 수가 없게 되죠.
2. 기대감이 부풀 때 찾아오는 '불안'
주인공이 드디어 성공하거나 고백에 성공하려는 찰나, 화면 구석에 의문의 그림자가 비칩니다. 행복한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찬물을 끼얹는 방식입니다.

- 효과: 감정의 낙폭을 극대화합니다. 기대가 컸던 만큼 뒤이어 오는 불안과 공포는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.
- 독자의 반응: "제발 아무 일도 없게 해주세요"라고 기도하며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.
- 왜 이런 방식을 쓸까요? (The Zeigarnik Effect)
심리학에는 '자이가르닉 효과(미완성 효과)'라는 개념이 있습니다. 끝마치지 못한 일을 더 잘 기억하고 집착하는 현상이죠.
웹툰 작가들은 독자의 감정이 '완결'되는 것을 철저히 방해합니다.

- 감정의 미완성: 슬픔이 해소(카타르시스)되기 전에 분노를 주입하면, 독자의 뇌는 이 상황을 '아직 해결되지 않은 긴급 상황'으로 인식합니다.
- 도파민의 무한 굴레: 감정이 쉴 틈 없이 이어지면 뇌는 계속해서 고도의 흥분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, 이것이 곧 강력한 '중독성'으로 이어집니다.
마치며: '내 감정은 작가의 손바닥 위?'
결국 우리가 웹툰에 열광하는 이유는, 현실에서는 느끼기 힘든 이 '압축된 감정의 파도' 때문일지도 모릅니다. 슬픔에서 분노로, 기대에서 불안으로 널뛰는 감정의 롤러코스터! 웹툰 작가는 독자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. 감정이 마르기 전에 다음 불을 지피기 때문입니다. 그것이 작가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죠. 독자가 결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조성하는 것 말입니다.
이런 전개 방식이 피로하긴 해도, 그만큼 우리가 작품에 깊게 몰입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?
오늘 밤 여러분이 보는 웹툰도 혹시 여러분의 감정을 쉴 새 없이 몰아붙이고 있는 한 장르가 있다면 여러분들의 인생 웹툰을 댓글로 추천해 주세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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